JOURNAL
폐경 전후 피부 변화와 에스트로겐
폐경 전후 호르몬·피부·얼굴 지방의 변화와 강연에서 소개된 연구를 살펴봅니다.
연 2%·첫 5년 약 30%·1:2·22게이지·6주/12주 등의 수치와 발표 연구는 원자료 대조가 필요합니다. 폐경 여성의 관찰 결과를 유방암 환자의 시술 안전성이나 호르몬 치료 권고로 확대하지 않습니다.
뉴욕 학회에서 들은 강연 중 여성의 피부 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 있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온 비앙카 비스코미(Bianca Viscomi) 박사의 강연이었다.
주제는 에스트로겐과 피부 노화, 그리고 폐경 이후 피부의 재생 능력이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원장님, 어느 순간부터 얼굴이 갑자기 늙은 것 같아요.”
특히 40대 후반에서 50대 이후의 여성들이 이런 변화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던 피부 건조함이 심해지고, 탄력이 떨어지고, 볼이 꺼지거나 턱선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흔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비앙카 박사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졌다.
여성의 피부는 왜 어떤 시기에 유독 빠르게 변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콜라겐이 얼마나 줄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에스트로겐과 피부세포, 얼굴 지방, 세포외기질의 관계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 피부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살아 있는 기관이다
피부를 단순히 우리 몸의 겉을 덮고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피부는 다양한 호르몬에 반응하는 기관이다.
피부세포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존재하며, 피부는 국소적인 호르몬 대사에도 관여한다.
에스트로겐은 피부에서 여러 중요한 기능에 영향을 준다.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대사, 피부 수분 유지, 피부 장벽, 면역 반응, 상처 회복 등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하면 피부를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콜라겐은 집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엘라스틴은 집의 구조물이 움직였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도록 돕는 탄성 장치와 비슷하다.
그리고 에스트로겐은 이 집의 여러 유지·보수 과정에 영향을 주는 조절 신호에 가깝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단순히 기둥 하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피부의 수분 상태와 탄력, 손상 후 회복 환경까지 함께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폐경 전후의 피부 변화를 콜라겐 감소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 왜 폐경 후 얼굴이 갑자기 늙어 보일까?
비앙카 박사는 강연에서 ‘폐경 절벽(Menopause Cliff)’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여성의 노화가 매년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폐경 전후에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크게 변하면서 피부에서도 비교적 빠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발표자는 폐경 이후 피부 콜라겐이 연간 약 2% 감소할 수 있으며, 일부 문헌에서는 폐경 후 첫 5년 동안 상당한 콜라겐 감소가 보고되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약 30%라는 수치도 언급했다.
다만 이 수치는 모든 여성의 얼굴 피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변화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구 대상과 측정 방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폐경 전후 피부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환자가 “몇 달 사이에 갑자기 얼굴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경험을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피부 노화에는 자외선, 유전, 체중 변화,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폐경은 그중 중요한 생물학적 변화의 하나이다.
3. 얼굴 지방도 피부 재생에 관여한다
이번 강연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얼굴 지방에 관한 설명이었다.
우리는 흔히 얼굴 지방을 얼굴을 통통하게 만드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방은 단순히 빈 공간을 채우는 물질이 아니다.
지방 조직은 다양한 신호 물질을 분비하고 주변 세포와 소통하는 살아 있는 조직이다.
특히 얼굴의 깊은 지방층은 주변 섬유아세포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섬유아세포는 피부 속 콜라겐과 여러 세포외기질 성분을 만드는 세포이다.
집에 비유하면 얼굴 지방은 안쪽에서 구조를 받쳐 주는 지지대이고, 섬유아세포는 집을 수리하는 작업자에 가깝다.
지지대가 달라지면 집의 형태도 달라지고, 작업자가 놓인 환경도 변할 수 있다.
또한 지방 조직은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받으며 호르몬 대사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폐경 전후 얼굴의 변화는 피부 자체뿐 아니라 지방층의 변화와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에스트로겐 감소가 모든 여성의 얼굴 지방을 같은 방식으로 줄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얼굴 지방의 변화는 체중, 나이, 개인의 해부학적 구조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는 주변의 힘을 느낀다
비앙카 박사는 섬유아세포와 세포외기질의 관계도 강조했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메카노트랜스덕션(Mechanotransduction)이다.
어려운 말이지만 뜻은 비교적 간단하다.
세포가 주변 조직의 물리적인 힘을 감지하고, 그 힘을 생물학적 신호로 바꾸는 과정이다.
섬유아세포는 주변의 콜라겐과 세포외기질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조직이 얼마나 단단한지, 얼마나 당겨지는지 같은 자극에 반응할 수 있다.
집을 수리하는 작업자가 튼튼한 발판 위에서 일할 때와 흔들리는 발판 위에서 일할 때 작업 조건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피부의 세포외기질이 변화하면 섬유아세포가 받는 신호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피부 노화는 콜라겐의 양이 줄어드는 문제뿐 아니라,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설명을 들으면서 피부 재생을 단순히 콜라겐을 많이 만드는 시술이라고만 설명해서는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초음파 리프팅을 먼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연은 피부의 생물학적 변화에서 실제 치료 전략으로 이어졌다.
비앙카 박사는 집속초음파 치료를 이용해 먼저 조직의 반응을 유도하는 접근법을 설명했다.
울쎄라피와 같은 집속초음파 치료는 설정된 깊이에 열응고점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에 조절된 열 자극이 가해지고, 이후 회복과 재형성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
발표자는 특히 치료 후 약 30~90일 사이 나타날 수 있는 섬유아세포 관련 변화에 주목했다.
여기서 언급한 단백질이 HSP47이다.
HSP47은 콜라겐이 정상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발표자의 생각은 이렇다.
먼저 초음파 치료를 통해 조직의 회복 반응을 유도하고, 이후 적절한 시점에 레디어스의 CaHA 미세구체를 주입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집을 보수하기 전에 작업 환경을 정돈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 보강 작업을 하는 접근법이다.
의학적으로 흥미로운 생각이다.
다만 초음파를 먼저 시행한 뒤 레디어스를 주입하는 방법이 반대 순서나 단독 치료보다 반드시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립된 것은 아니다.
시술 순서와 간격에 대한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도 레디어스에 반응할까?
이번 강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실제 임상 연구 결과였다.
앞서 에스트로겐 감소가 피부의 콜라겐과 세포외기질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생긴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폐경 여성은 피부 재생을 목표로 하는 시술에도 반응이 떨어질까?”
비앙카 박사는 폐경 전 여성과 폐경 후 여성을 비교한 레디어스 연구를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에서는 레디어스를 1:2 비율로 희석해 볼 부위에 주입했다.
22게이지 캐뉼라를 이용해 피하층에 주입했고, 첫날과 6주 차, 12주 차에 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피부 상태와 환자가 느끼는 개선 정도를 평가했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호르몬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폐경 후 여성에서도 치료 후 개선이 관찰되었다.
또한 폐경 전 여성과 폐경 후 여성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결과의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표자 자신도 예상 밖의 결과였다고 이야기했다.
이 결과가 의미 있는 이유는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했다고 해서 피부의 모든 재생 반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집에 비유해 보자.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집의 유지·보수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을 수리하는 작업자인 섬유아세포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자극에 반응해 조직을 재형성할 가능성은 남아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두 집단의 치료 효과가 완전히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대상자 수와 평가 방법, 효과 크기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또한 발표된 연구가 모든 폐경 여성에게 같은 치료 결과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폐경 후 피부를 치료할 때 호르몬 상태만으로 치료 가능성을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였다.
-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여성에게도 의미가 있을까?
발표자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유방암 병력 여성들의 이야기도 했다.
일부 환자는 유방암 병력이나 치료 상황 때문에 전신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권고받지 않는다.
그런데 폐경 이후 피부가 빠르게 변한다고 느끼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비앙카 박사는 이번 연구가 호르몬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폐경 여성에게도 피부 치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몬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폐경 여성에서 효과가 관찰되었다는 사실과 유방암 환자에게 해당 시술의 안전성이 입증되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유방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환자는 현재 건강 상태와 치료 이력을 고려한 개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 폐경과 GLP-1 다이어트가 겹치면?
강연 후반에는 GLP-1 계열 약물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앞선 강연에서도 체중 감량 후 얼굴 지방이 감소하면서 볼이 꺼지고 피부가 처져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비앙카 박사는 여기에 폐경이라는 요소를 더했다.
폐경으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피부의 수분과 탄력, 세포외기질의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동시에 GLP-1 치료로 체중이 크게 감소하면 얼굴 지방의 볼륨도 줄어들 수 있다.
이 두 가지 변화가 겹치면 얼굴에서 여러 변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피부를 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폐경은 집의 유지·보수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다.
체중 감소는 집 안쪽에서 받쳐 주던 지지대가 작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두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면 피부의 탄력 저하나 얼굴의 볼륨 감소가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다만 폐경과 GLP-1 치료가 함께 있을 때 피부 재생 능력이 얼마나 감소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GLP-1 약물이 얼굴 지방을 선택적으로 손상시킨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 12kg을 감량했는데도 피부 상태가 좋아진 환자
발표자는 실제 환자 사례도 소개했다.
50세 여성으로, 42세에 폐경을 경험한 환자였다.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GLP-1 약물을 이용한 체중 감량을 계획하고 있었다.
발표자는 먼저 울쎄라피 프라임을 이용해 얼굴과 턱밑, 목 부위를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일정 기간을 기다린 뒤 레디어스를 이용한 추가 치료를 시행했다.
환자는 이후 약 12kg을 감량했다.
발표자는 체중이 상당히 줄었음에도 얼굴과 목의 피부 상태가 잘 유지되고, 피부의 질감과 지지력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강조한 것은 치료 시점이었다.
체중이 크게 감소한 뒤에만 대응하기보다,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부터 피부 상태를 평가하고 조직의 반응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임상적으로 흥미로운 사례였다.
하지만 한 명의 환자 사례만으로 특정 시술 순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또한 초음파 치료, 레디어스, 다른 부위의 시술, 체중 감량 자체의 영향 등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례는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 경험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모든 GLP-1 사용자에게 예방적으로 같은 시술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이번 강연을 듣고 다시 생각한 피부 노화
이번 비앙카 박사의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피부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우리는 피부 노화를 이야기할 때 흔히 주름, 탄력, 콜라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실제 피부에서는 훨씬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고, 피부의 수분과 장벽 기능이 달라지고, 세포외기질이 변화한다.
얼굴 지방의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콜라겐을 만드는 섬유아세포는 이러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피부 노화는 피부 표면의 문제만이 아니라 호르몬, 지방 조직, 세포, 세포외기질이 함께 변화하는 과정이다.
특히 폐경 전후 여성의 피부를 진료할 때는 단순히 주름이 얼마나 생겼는지보다 피부의 두께와 탄력, 얼굴 지방의 변화, 체중 감소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점은 폐경 후에도 피부가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에스트로겐 감소가 피부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피부의 재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물론 어떤 치료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강연은 여성의 피부 노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폐경은 피부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게 되는 시점이 아니라, 피부를 둘러싼 생물학적 환경이 달라지는 시기이다.
그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와 불필요한 치료를 구분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뉴욕 학회에서 들은 새로운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오후 1시 의원 청담에서도 여성의 피부 노화를 더 세심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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